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를 시도했다가 또 실패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계단 비행 중 비상 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이번 발사는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을 겨냥하면서 다음 달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9절)의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고 서두르다 실패를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5월 31일 실패 때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에 맞불을 놓고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빛내려고 섣부르게 시도했다가 발사체가 서해로 추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을 단 발사체를 사용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최악의 대기근과 경제난으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강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미국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북한의 식량 상황은 이미 재앙적인 대기근을 겪은 1990년대 이래 최악으로 내몰렸다. 이후 수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1년 기준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2만 원에 불과하고 지난해에는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품목의 절반가량이 가발과 눈썹일 정도로 경제가 망가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건달뱅이들의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김덕훈 내각총리를 거친 언사로 비판하며 책임을 전가했다. 하지만 경제난을 초래한 것은 전권을 행사하는 김 위원장 자신이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핵·미사일 개발에 무모하게 매달린 김 위원장은 ‘내각 책임’ 운운할 자격이 없다. 그런데도 북한은 2차 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10월에 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여전히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미일 외교장관이 이날 검토하기로 한 3국 공동 대북 제재를 강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경제 실책을 남 탓으로 돌리고 위성 도발에 혈안이 된 김정은 정권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