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가 테마주 힘 빼기에 나섰다. 2차전지 이후 초전도체에 맥신, 양자컴퓨터까지 폭탄 돌리기처럼 테마주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일부 테마주들에 대해 신용융자를 중단했고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테마주 쏠림 현상을 경고하며 위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은 23일부터 맥신 테마주인 휴비스(079980)와 센코(347000)의 신용융자를 중단했다. 휴비스는 맥신 관련 고분자나노 복합체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센코는 맥신 관련 국책과제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휴비스 주가는 이달 17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장중 최고가 기준 147% 급등했다. 이후 2거래일 동안 이유 없이 고점 대비 24.7%가 급락했다. 거래소는 휴비스를 투자 경고 종목으로도 지정했다. 센코 역시 17일 3400원 이던 주가는 21일 5680원으로 급등했고 이후 4거래일 동안 꾸준히 주가가 급락하면서 다시 3785원으로 내려왔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휴비스·센코를 비롯해 또 다른 맥신 테마주 아모센스(357580)의 신규 융자를 금지했다. 아모센스는 전자파 차폐시트를 개발하는 업체인데 맥신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널뛰고 있다. 21일 52주 신고가인 2만 4450원을 찍더니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고점 대비 40.1% 급락했다. 미래에셋은 21일에는 초전도체 테마주 비츠로테크(042370)의 신용융자도 중단했다. 비츠로테크는 이달 16일 1만 2500원을 찍은 뒤 7거래일 만에 38.1%가 급락했다.
2차 전지주에 대한 빚투 제한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039490)은 23일부터 엘앤에프(066970)와 포스코엠텍(009520), 코스모신소재(005070)에 대해 신용 융자와 담보대출을 중단했다. KB증권은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퓨처엠(003670)·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등 포스코그룹주와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나노신소재 등 2차전지 주요 종목의 신용·대출 증거금률을 기존 20~40%에서 100%로 상향했다. NH투자증권은 LS네트웍스(000680)에 신용 융자를 중단했다.
증권사들이 빚투 제한에 나선 것은 실시간 매수·매도·검색 상위 종목을 보고 무리하게 빚까지 내 뇌동 매매(남을 따라 하는 매매)에 나서는 고객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최근 들어 빚투는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신용융자는 20조 1246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는 이달 2일 20조 원을 넘더니 이달 17일 올해 최고 수준인 20조 5572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도 나서 이례적으로 빚투와 테마주 쏠림 현상에 대해 관리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거래소와 금투협은 신용융자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라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테마주에 대해서는 본인의 투자성향과 상환능력 고려 등을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테마주에 대해 적극적인 기획감시과 조회공시 적극 발동 등의 조치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