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가 날아가려면 좌우 두 날개가 다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만 결국 가려는 방향이 같아야 좌우 날개가 힘을 합쳐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통합의 중요성을 빗대어 표현하는 ‘새의 좌우 날개’를 활용해 보편 가치를 기반으로 한 진영 간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이념에 굴복하거나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우리의 한쪽 날개도 될 수 없다”고 말해 이념만 맹종하는 좌파 진영을 비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 보고회 및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 간 대립과 갈등, 건설적인 경쟁은 200여 년 전부터 있어왔다. 그래서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다 필요하다고 빗대어 말하는 분도 있다”며 “하지만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고 한다면 그 새는 날지 못하고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가치로 취임 직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자유·인권·법치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통합은 특정한 방향성과 기제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이는 어떠한 단기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우리가 지속적으로 추구해나가야 할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기반이 되는 자유·인권·법치의 보편 가치가 널리 확산되도록 (2기 국민통합위가)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국민통합위 출범 1년 성과를 보고하고 2기 민간위원을 임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한길 국민통합위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사안별로 11개의 특별위원회를 운영해 많은 정책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2년 차 위원회에서는 정책들을 다듬어 국민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는 통합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7월 27일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출범한 국민통합위는 △다양성 존중 △사회 갈등 완화 △국민 통합 가치 확산이라는 목표 아래 15개 과제를 선정해 정책을 제시해왔다. 2기 국민통합위는 청년 주거 여건 개선과 소상공인 자생력 제고 등에 초점을 맞춰 특위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민간 경제 전문가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최근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글로벌 경제 여건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한미일정상회의 이후 첫 공개 행보로 전날 ‘규제 혁신’을 주문한 데 이어 이날 거시경제 상황을 살펴본 것이어서 윤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의 초점을 경제에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