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은 이미 국민 대다수가 2일을 사실상 휴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황금 휴무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내수 진작 효과와 추석 연휴 귀성객 교통 분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많은 학교와 기업들이 징검다리 휴일을 재량 휴무일로 지정한 상황”이라며 “국민 통합 차원에서 국가가 나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임시 공휴일 지정 문제는 여당의 제안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도 임시 공휴일 지정에 대한 여론을 수렴 중”이라며 “(대통령실에 건의한 것과 별도로) 추후 정부에 임시 공휴일 지정을 공식 제안할지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기획재정부 등 경제 라인에서는 경기 진작 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임시 공휴일 지정에 소극적이었으나 국민 여론과 기대감을 고려해야 한다는 여당의 건의를 수용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임시 공휴일 지정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면밀한 전문 의견이 청취되겠지만 국민 여론을 고려하면 지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윤석열 정부의 ‘1호 임시 공휴일’이 된다. 올해 5월 어버이날(8일·월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어린이날(5일·금요일)에 이어 ‘4일 연휴’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정치권에서 나왔으나 정부 논의 과정에서 반려됐다. 기업 조업일이 줄어드는 데다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 내수 진작 효과가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이번에는 명절과 연계된 연휴인 데다 이미 징검다리 휴일에 대한 대중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정권(2017년 10월 2일·2020년 8월 17일)과 박근혜 정권(2015년 8월 14일·2016년 5월 6일)에서는 각각 두 차례씩 내수 진작을 명분으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한 바 있다.
추석 연휴 중 하루가 토요일과 겹치는데도 자동으로 대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고 정부가 별도로 임시 공휴일 지정을 검토하는 것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추석과 설 연휴의 경우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에만 대체 공휴일이 지정되기 때문이다. 해당 규정은 대체 휴일 적용에 있어서는 관계 법령에 따라 민간 기업에도 준용된다. 이에 따라 올 10월 2일을 공식 휴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무회의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해 ‘임시 공휴일’로 선포해야 한다.
여행 업계에서는 황금 연휴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장기간 휴일이 가능해질 경우 해외여행을 중심으로 매출 상승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추석 황금 연휴 기간인 9월 말부터 10월 초(9월 28일~10월 9일)까지의 출발 예약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장거리 상품 비중이 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여행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 추석 연휴가 황금 연휴라고 하지만 중간중간 휴일이 아닌 날짜들로 애매하다고 느낀 고객들도 있었다”며 “추석 연휴 예약률이 4~6월 올랐다가 7월에 꺾였는데 다음 달 2일이 휴일로 지정되면 예약률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