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김건희 여사가 임기 내 개 식용 종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지 4개월 만에 국회가 ‘개 식용 금지법’을 위해 여야 인사 44명의 의원이 모였다.
개 식용 금지법안은 이른바 ‘김건희법’이라고도 불린다. 국회가 개 식용 금지법으로 오랜만에 협치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물권 강화 논의는 주로 진보 진영의 의제였단 점에서 김 여사의 목소리가 ‘개 식용 금지’라는 오랜 난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4일 출범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언급하며 “김건희법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월 김건희 여사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 가진 비공개 오찬에서 ‘정부 임기 내에 개 식용을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4개월 만에 김건희법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여야가 김건희법을 계기로 협치의 모습을 보이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개 식용 종식을 실천할 적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개 식용 금지법안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동물보호법 개정안, 축산법 개정안 등 총 7개다. 하지만 이번 개 식용 종식을 위한 법안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붙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애견인인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고, 여야가 이에 호응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개 식용 문화 종식’을 현 정부 임기 내 이루겠다고 언급하는 등 주기적으로 개 식용 금지 관련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달에는 세계적 영장류학자이자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를 만나 “한국 사회가 개 식용 문화의 종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개 식용 문화에 대한 여론도 크게 바뀌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의 29.7%인 604만 가구로 집계됐다. 2022년 관련 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89%가 개 식용을 멈춰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2021년 말 개 식용 종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기구인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출범했으나 활동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유기견 나래, 올리, 고양이 5명까지 총 11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운다. 특히 김 여사의 동물 사랑은 ‘진심’이다. 김 여사는 결혼 전부터 20년 가까이 유기견, 유기묘 구조 및 지원 활동을 해왔고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김건희법을 통해 여야가 협치의 모습을 보이는데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출범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은 여야를 초월해 총 44명의 의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식용 종식과 관련된 법안들을 11월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