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개발(R&D)이 양적으로는 세계 5위지만 질적으로는 이에 미치지 못하죠. R&D 시스템의 환골탈태를 통해 명실상부한 주요 5개국(G5)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어려운 첫걸음을 디디는 것입니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과학기술계가 선도형 R&D로의 전환을 모색한 지 10여 년이 지났으나 나 홀로 R&D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투자를 늘리는 것 위주로만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제나 제도가 연구에서 발목을 잡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각 부처에 R&D 자율성을 주고 창의적인 젊은 과학자를 양성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주 본부장은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뚝 서도록 누적된 R&D 비효율을 없애야 한다”며 “어렵지만 미래를 위한 긴 여정으로 이해해주실 것을 과학기술계에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학연 연구자들이 내년 연구를 위해 굉장히 고민하는 것을 잘 안다”며 “하지만 출연연은 임무 지향, 대학은 자율성으로 가되 과제 수주에서 경쟁 요소를 강화하고 글로벌 공동 연구를 확대해야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세수 감소 추세에서 R&D 예산의 거품을 일정 부분 걷어내고 문호를 해외에 과감히 개방해 갈라파고스 연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출연연의 인력·예산 운용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소관”이라면서도 총론에 동의했다.
또 국제 공동 연구 급증에 대해 “국제 공동 연구 비중이 1.6%밖에 안 돼 소액만 지원하느라 실탄이 부족했다”며 “앞으로 국내 박사들을 해외 유수 연구실에 포닥(박사후연구원)도 많이 보내고 외국 유수 연구자가 한국 R&D에서 연구 책임자가 될 수 있도록 해 갈라파고스 연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