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패스트 상장 후 흥행 대박으로 기업 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띄자 스타트업 후기 시리즈 펀딩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해 시작된 경기 침체 이후로 사실상 2년 가까이 ‘일시 멈춤’ 상태였던 후기 시리즈 스타트업 자금 수혈이 다시 시작됐다는 평가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나스닥 상장 예비 후보로 꼽히는 실리콘밸리 데이터 통합 플랫폼 데이터브릭스가 기업 가치 430억 달러(약 57조원)에 자금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2021년 380억 달러(약 50조원) 기업 가치로 시리즈H 펀딩을 받은 이후 기업 가치가 14%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알리 고드시 데이터브릭스 창업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자금 조달이 목적이기 보다는 전략적 투자 유치”라며 “거의 항상 연락이 들어오는 투자자들 위주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덩치가 큰 후기 스타트업의 경우 주로 IPO가 임박할 때 투자자들도 합류해 수익 창출을 모색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이후 IPO 시장이 개점 휴업하면서 후기 스타트업 투자는 가뭄에 콩 나듯 이뤄질 정도로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사실상 금기시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비롯해 대어들의 나스닥행이 이어지면서 후기 스타트업 펀딩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지난 25일에는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인 인스타카트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피지 시모 인스타카트 최고경영자(CEO)가 상장 임무를 띄고 CEO로 2021년 8월 영입된 지 2년 만이다. 이날 마케팅 자동화 기업 클라비보도 나스닥행에 합류했다. 베트남 전기차 기업 빈패스트가 지난 15일 상장한 지 열흘 만에 주가가 300% 넘게 뛰며 흥행 대박을 기록한 것도 IPO 시장 활기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