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작가의 ‘투명을 바라보는 방식’ 전시가 9월 2일부터 9월 10일까지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의 ‘창후리 공소’에서 열린다. ‘공소’는 천주교 신자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설립된 마을 신앙 공동체다. 한국은 도시중심의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농촌지역의 고유한 역사성을 지닌 오래된 시설들이 방치되거나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공소도 도시 중심으로 규모가 큰 성당이 형성되면서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대부분의 공소가 기능을 상실한 채 사용되지 않고 있다.
김지연 작가는 미술관이 아닌 곧 없어질지도 모르는 공소에서 전시를 하는 이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기능을 상실하여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어떤 것으로 언제 전환될지 모르는 장소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시간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기억 속 소중한 장소들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씩 사라지지 않는가?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의 <<장소와 장소상실>>에 따르면 자기의 기억 속 장소와 자신을 연상할 수 없는 사람은 ‘사실상 집 없음(homeless)’의 상태, 즉 ‘장소상실’의 상태와 직면한다고 한다. 창후리 공소 역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폐허지만 여전히 삶의 궤적이 남아있고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장소가 지닌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김지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건축물 전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바라본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도착해 입구로 들어서면 정면에 설치된 커다란 벽 앞에 서게 되는데 관람객들은 벽에 뚫린 작은 창을 통해서만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며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많이 있으며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하는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에 의해 관성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대해 우리 모두 자신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