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반도체와 첨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및 투자 제한을 철회하라는 중국 측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내 불투명한 규제가 늘면서 미국 기업들의 투자 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본지 8월 30일자 1·5면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국간 무역 대화를 시작한다고 해도 중국이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측이 수출통제 철회를 요청한 것을 언급하며 “나는 물론 ‘노(No)’라고 했다.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올해 마이크론을 제재한 것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으며 적법한 절차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이 너무 위험해졌기 때문에 투자할 수 없다는 말을 기업들로부터 더 많이 듣고 있다”면서 “아무 설명이 없는 엄청난 벌금,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방첩법 개정,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은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러몬도 장관의 ‘투자 불가’ 발언은 방중 기간에 한 말 가운데 가장 직설적이며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측에 인텔, 마이크론, 보잉 등 미국 기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했으나 답변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제 말을 들은 것 같으며 행동에 나서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차관보급 ‘수출통제 시행 정보 교환’ 협의와 관련, “미국의 법률에 대한 투명성과 이해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며 새 협상의 장을 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비공식적으로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진전”이라면서 “대화는 타협과 양보의 뜻이 아니며 오판을 줄이고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몬도 장관은 중국이 보조금으로 레거시(구형 공정) 반도체나 철강, 알루미늄 등의 과잉 생산을 창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 류평위 대변인은 “중국은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건전한 법적 토대 속에서 관리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장지향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