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랑스럽고, 친절하고 창의적이에요. 오늘 이 자리에 와주셔서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미국 싱어송라이터 라우브의 공연은 관객들의 떼창과 라우브의 노랫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라우브는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한국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공연은 2019년 서울재즈페스티벌로 처음 한국을 찾은 라우브가 개최한 첫 단독 내한 공연으로, 홍콩·방콕·타이페이 등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 ‘더 비트윈 앨범스 투어(The Between Albums Tour)’의 일환이다. 1만 5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한국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이달 발표한 곡 ‘러브 유 라이크 댓(Love U Like That)’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라우브는 무대 위를 뛰어다니면서 에너지가 가득한 공연을 만들었다. “손을 들어달라”고 요청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자아내기도 하고, 떼창을 부르는 관객들을 향해 마이크를 넘겼다. 직접 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파라노이드(Paranoid)’에서는 기타를, ‘드럭스 앤 인터넷(Drug&Internet)’을 부르면서는 키보드를 연주하며 집중력을 더했다. “커리어가 정체된 상황에서 소셜 미디어에 집착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진솔한 고백과 함께 부른 ‘드럭스 앤 인터넷’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 왔다.
2015년 사운드 클라우드로 공개한 곡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인지도를 쌓은 라우브는 2020년 데뷔 앨범에서 트로이 시반, 앤 마리, 레이니, 방탄소년단(BTS) 등 굴지의 가수들과 협업한 곡을 발표하며 주목받는 가수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널리 사랑받는 가수로 꼽히는 라우브는 국내 누적 관객 수 7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거둔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OST ‘스틸 더 쇼(Steal The Show)’를 불러 인기가 치솟고 있다. ‘스틸 더 쇼’는 국내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서 종합 차트 10위에 오르고, 해외 종합 차트에서는 1위를 거두는 등 국내 팬들의 호응이 폭발적이다.
이날 공연에서 ‘스틸 더 쇼’의 무대는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한 커플이 라우브의 노래에 맞춰 프로포즈를 진행한 것. 프로포즈가 무사히 이뤄지자 라우브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라우브 측이 준비한 이벤트에 대해 객석에서는 환호가 흘러나왔다. 다만 일부 관객들은 “라우브의 노래가 아닌 이벤트가 주가 되어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라우브는 관객 사이로 뛰어들고 포옹을 건네기도 하면서 팬들의 애정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팔뚝에 새긴 ‘맛살’ 문신을 카메라에 비추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여운을 만끽하던 그에게는 ‘라우브=러브’라는 문구가 꼭 들어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