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군 장병에 "'어우동' 옷 입고 포토존 서라"…황당한 인제군

1985년 개봉한 영화 ‘어우동 ’포스터. 연합뉴스1985년 개봉한 영화 ‘어우동 ’포스터. 연합뉴스




강원도 인제군이 축제를 앞두고 인근 군부대에 대민 지원을 요청하면서 일부 장병에게 ‘어우동’이나 ‘내시’ 복장을 입고 행사에 참여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공분이 일어났다.



인제군 한 육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간부는 29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 글을 올렸다. 그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마의태자 문화제와 관련한 대민 지원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인제군 상남면은 최근 인원 지원 협조를 요청했고 해당 부대에서는 간부 50명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원 업무는 마의태자 행렬 시 선두·후미 안전관리, 개회식 무대 주변 정렬, 움직이는 포토존 등 세 가지였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제보자는 이 가운데 '움직이는 포토존' 업무를 문제 삼았다. 간부들이 10명씩 신라 의상을 입고 교대로 1시간당 20분씩 행사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포토존을 운영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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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 "안전 통제와 교통통제는 이해할 수 있으나 분장 후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야 하는 피에로 역할이 과연 국민을 위한 대민 지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지자체 예산으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개인의 초상권과 인권이 무시되는 처사인 것 같다"며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내시, 하녀, 신하, 어우동, 역할을 맡는 게 과연 국민의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느냐"고 반문했다.

제보자는 "(이것이) 사회에서 바라보는 군인들의 현실이지 않을까 싶다"며 "피에로 역할을 맡게 될 간부들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인제군 관계자는 "군부대와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요청한 일이었다"며 "불편함을 느낀 분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 프로그램 수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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