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달라"…'너의 시간 속으로', '상견니' 인기 이어가나(종합) [SE★현장]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대만 드라마 '상견니'가 리메이크 돼 시청자들과 만난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원작의 이야기를 살리면서 국내 정서와 결을 담아 차별화를 꾀한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극본 최효비/연출 김진원)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원 감독, 배우 안효섭, 전여빈, 강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과 친구 인규(강훈)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섬세한 연출을 선보였던 김진원 감독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다.

김 감독은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원작의 팬이었다. 리메이크가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원작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얼마 뒤 대본과 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 고민하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원작에 대한 애정도 있었지만, 원작과 다른 우리 작품의 톤과 결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힘이 있더라"고 덧붙였다.



원작과 차별점을 만드는 건 연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었다. 김 감독은 "리메이크작은 이번이 첫 연출이다. 원작의 팬이어서 알지만, 원작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우리 작품을 보면서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이 뭘까 싶었는데 변화더라"며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변하면, 그게 더 궁금할까 고민이 됐다. 너무 많이 같아서도 안되고, 너무 많이 달라서도 안돼서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초반에는 상당한 압박감이었다. 촬영 진행 중반에 해결점을 찾게 돼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고 했다.

작품의 강점에 대해서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닐까. 다양한 시간대, 다양한 감정으로 여러 인물을 연기하기에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안효섭은 폭넓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다. 그전에 의사, 회사 대표 역을 했는데,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개구진 모습들이 있다" "소년미가 좋았고, 극 전체를 바라보느 시선이 좋았고, 디테일에 대한 집중력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전여빈은 기본적으로 아주 열심히 노력하고, 많은 준비를 해오는 배우다. 어느 순간 날 것의 연기가 나오는 순간이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폭발적인 힘을 내더라"며 "어떤 계획이라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캐릭터가 된다. 본인도 스스로 그걸 믿고 있는 진짜 감정이 나오는데, 덕분에 우리 이야기가 판타지임에도, 현실성을 갖게 됐다"고 자랑했다.





음악도 작품의 중요한 포인트다. 김 감독은 "영상 스토리텔링은 음악에 빚을 질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음악이 들어가기 전의 작품과 이후의 작품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음악이 들어가냐에 따라 작품의 결과 톤이 달라진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음악이 매개체로 등장하는 만큼, 더욱 중요했다"고 말했다. 뉴진스가 OST '아름다운 구속'을 불러 화제가 된 바 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선택 당했다. '아름다운 구속'은 과거와 현재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뉴트로를 생각했고, 그런 면에서 걸그룹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촬영을 끝내고 뉴진스의 '디토' 뮤직비디오가 나왔는데, 우리가 촬영했던 학교더라.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안효섭은 "원작이 있는지 모르느 상태로 대본을 읽었다. 술술 읽혔고, 여러 번 소름이 돋더라"며 읽자마자 전화를 드리고 '만나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전여빈은 "리메이크 확정 기사가 나기 전부터 원작을 재밌게 봤다. 관객으로서,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라며 "운명처럼 운이 좋게 나에게 시나리오가 와서,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손잡게 됐다"고 말했다. 강훈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술술 읽혀서 재밌게 봤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정인규라는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감을 보여드렸다"며 "그게 감독님에게 잘 통해서 작품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효섭은 준희의 남자친구인 연준과 그와 닮은 1998년의 소년 시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다. 안효섭은 "연준은 준희를 한없이 사랑하는데, 사고처럼 비행기를 타서 목숨을 잃게 된다. 시헌은 준희가 1998년으로 왔을 때, 연준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라며 "시헌은 다방면으로 뛰어난 고등학생이다. 인규의 짝사랑을 응원하다가 민주가 사고에서 깨어난 후 민주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1인 2역 연기에 대해서는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서사에 집중했다"며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 보다는 연준과 시헌의 삶을 구분해서 몰입했다"며 "10대, 20대, 30대를 연기했는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외적으로 디테일을 살려서 변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지점을 재밌게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전여빈은 준희와 민주 두 인물을 연기한다. 그는 얼굴은 똑같지만 성격은 정반대인 두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그는 "2023년에 살고 있는 준희는 10년 동안 사랑한 연준과 함께하고 있다. 그 친구를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되고, 상실감과 좌절에 빠진다"며 "어느 날 불명의 사진, 테이프카세트가 전달된다. 음악을 듣는 순간 1998년 권민주의 몸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눈을 뜨자마자 보게 된 얼굴이 그토록 사랑하던 연준과 똑같은 18살 고등학생 시헌이었고, 그 곁에 함께 있는 인규도 만나고 함께 시간을 시작한다"고 소개했다. 극과 극 성격을 표현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그는 "준희와 민주가 성격이 전혀 달랐다. 인물의 전사, 성격의 기질,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정반대로 그려졌기 때문에 표현하는 데 있어서 중복되는 느낌이 없어서 배우로서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몰래 짝사랑해 오던 민주가 자신의 단짝 친구인 시헌을 좋아하는 것을 깨닫고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규로 분한 강훈은 "1998년에 있는 아이다. 어렸을 때 청각장애로 인해 보청기를 착용한다"며 "주변 친구들이 놀리는 와중에 시헌이가 편견 없이 와줘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민주를 짝사랑하는데, 민주의 시선이 시헌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규를 잘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인규가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고 섞으며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8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