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인기 몰이 속에 전국적으로 파크골프장 건립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 골프보다 저렴하고 시간을 덜 들이면서도 운동량이 많아 중장년과 노년층 사이에서 각광 받는 것이다. 최근엔 전국 대회도 연이어 열리면서 저변 확대와 함께 지역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7일 전국 각 지방 정부와 대한파크골프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361개다. 2004년 서울 한강에 9홀 파크골프장이 조성된 이후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7월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은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다. 2025년까지 의흥면 이지리 일원 23만㎡에 150억원을 투입해 180홀 규모의 천연 잔디 파크골프장을 만든다. 현재까지 국내에 조성된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은 81홀인 경기 양평골프장이다.
군은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면 정부에 레저스포츠 관광특구를 신청한다는 복안이다. 인근 삼국유사테마파크와의 연계를 통해 파크골프장을 활성화하고 문화관광 여가 시설을 갖춘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금호강변 부지에 파크골프장 6곳(총 108홀) 신설 또는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28곳(군위군 제외)의 파크골프장이 들어 선 곳으로 신설 4곳을 더하면 32곳이 된다. 대구의 파크골프 인구는 지난 2017년 5,000여명에서 지난해 1만 8,7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충남도는 청양군에 10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신축하기로 하고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파크골프협회를 이전해 파크골프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복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대한파크골프협회 및 교육센터 유치를 계기로 충남을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메카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2025년까지 100곳을 목표로 설립 추진 중이다. 도내에는 현재 목포 삼학도·나주 빛가람 호수공원 파크골프장 등 총 34곳이 조성돼 있다. 파크골프장이 앞으로 3배 늘어나는 셈이다.
이 밖에도 부산시는 을숙도 부지에, 경기도 성남시는 탄천변 제1체육공원에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시와 강원도 고성군, 충남 부여군 등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도 파크골프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울산 동천파크골프장에서 만난 서예진(64)씨는 “무료로 반나절 즐기며 운동도 할 수 있어 1년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다”며 “최근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예약하는 게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다”며 시설 확충을 바랐다.
파크골프 저변 확대를 위한 대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난달 전남 영암군 영암파크골프장에서는 제1회 전남도지사기 노인파크골프대회가 성황을 이뤘다. 대한파크골프협회는 제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파크골프대회를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 광주시 서봉파크골프장에서 연다.
무엇보다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에 관심을 두는 것은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함께 관광 활성화에 있다. 인구 2만 4,000명의 강원도 화천군은 최근 군부대 철수와 코로나19로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매년 방문객 100만 명을 모았던 지역 최대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도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중단되며 한동안 화천군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겼다. 화천군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카드로 뽑은 건 파크골프다. 2년 여 동안 본격적으로 파크골프를 키웠고, 2021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파크골프장 누적 입장객 55만 5540명 중 절반인 약 28만 명이 외지인으로 집계됐다. 화천군은 올해 전국 규모의 파크골프 대회를 2건 더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