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더현대 쇼핑하고 런베뮤서 브런치…돌아온 외국인 '핫플'에 북적

◆신흥 K브랜드 몰리는 관광객

롯데 본점 외국인 매출 5배 늘어

'SNS 인증코스' 더현대는 8배↑

마뗑킴·렉토 등 패션 브랜드부터

노티드·런베뮤 K디저트도 북새통

성수·신당 신흥상권 편의점 이용↑

단체보다 개별 관광객 증가 추세





10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 위치한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 매장. 시향을 하려는 손님들이 연이어 찾는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이 중 상당수가 외국인이라는 점이었다. 핸드크림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30대 싱가포르 관광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팔로잉하는 한국 뷰티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것을 기억해뒀다가 여행 온 김에 방문했다”며 “여러 개 구매해 친구들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면서 유통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전통 관광 명소인 서울 명동 근처 백화점 지점의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급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잘 알려진 한국 ‘핫플레이스’들을 직접 찾는 젊은 개별 관광객들이 늘어났고 이들은 기존의 한국 대표 브랜드뿐 아니라 이른바 ‘신흥 K브랜드’라 할 수 있는 마뗑킴이나 탬버린즈 등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올리브영 매장의 정기 세일 기간까지 미리 파악하고 방문하는 등 계획적인 한국 상품 소비 행태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1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서울 도심 주요 관광지와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통적으로 많이 찾는 본점의 올해 1~8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0% 신장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올해 2분기부터 80% 이상 회복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올해 1~8월 전년 대비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492%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점은 젊은 개별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신흥 K브랜드에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뷰티관을 보유한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탬버린즈 등 K뷰티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새롭게 오픈한 마뗑킴·앤더슨벨·렉토 등 K패션 브랜드들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역시 유사한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마르디메크르디·아더에러 등 K패션 브랜드는 물론 노티드월드·런던베이글뮤지엄 등 K디저트 브랜드가 입점해 외국인 관광객 유인 효과를 내고 있다. 롯데 잠실점 외국인 매출은 같은 기간 180% 이상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오히려 60%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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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도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790.5% 늘었다. 더현대 서울 외국인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이 67%에 달했으며 올해 더현대 서울 전체 매출의 11%를 외국인이 차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이 SNS 등을 통해 글로벌 MZ세대들에게 인증샷을 남기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들은 더현대 서울에서 MZ세대에게 주목받는 마뗑킴과 같은 5만~20만 원대 영패션 브랜드를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건 화장품, 향수, 방향제 등에서도 외국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이 481% 증가했다. 부산에는 크루즈가 입항하고 6월 말 지역 상권 최초로 고든램지버거를 유치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업계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며 편의점의 외국인 결제 이용이 급증해 올해 1~8월 CU의 외국인 결제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82.6%로 늘었다. GS25에서는 같은 기간 알리페이 결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2.1% 늘었고 같은 기간 위챗페이 결제 건수도 180.3%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명동 지역 인근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신장했다.

특히 편의점 데이터에서도 개별 관광이 증가한 추세가 눈에 띈다. CU의 결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전통 관광 상권이었던 명동·강남·홍대의 올해 같은 기간 외국인 결제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77.1%, 53.8%, 68.5% 올랐다. 국내 MZ세대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지역에서는 이용 건수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수 1090.6%, 신당 132.4%, 용산 89.0% 급증하며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로 급부상했음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SNS 등을 통해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반적인 관광지 외에도 한국 MZ세대들의 핫플레이스를 주로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유통 업계에 외국인 관광 재개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하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7월 방한객은 103만 명으로 2019년 동월의 71%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중국 여행사 대표단 130여 명이 자국민의 한국 여행 상품 개발을 위해 방한해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을 찾는 등 본격적인 관광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여행 상품이 구성돼 모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직 중국 관광객이 이전만큼 회복하지 않은 상태로 10~11월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방탄소년단 공식 상품 스토어 ‘SPACE OF BTS’를 명동점에 오픈하는 등 면세점 업계도 젊은 개별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 분주한 상태다.

여기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중국의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일본에 가려고 했던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방향을 튼다면 방한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의 한 매체가 중국인 1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만간 일본 여행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88%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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