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사업자의 신용도 대신 기술 수준과 사업 전망을 고려해 대출을 집행하는 ‘관계형 금융’ 잔액이 상반기 6%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관계형 금융을 적극 취급한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우수 은행으로 꼽혔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관계형금융 취급실적 및 우수은행 평가 결과’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관계형 금융 잔액은 15조 3000억 원으로 2022년 말(14조 4000억 원) 대비 6.3% 증가했다. 차주별로 보면 개인사업자 대출이 4조 8000억 원으로 전년말 보다 16.9% 늘었다. 중소법인 대출은 10조 5000억 원으로 2.0% 증가했다.
관계형 금융은 중소기업의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보를 종합해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것이다. 국내 은행 17곳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사업 전망이 밝으면 3년 이상 대출을 해주거나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관련 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년 말(0.33%)보다 0.26%포인트 올랐다. 연체율 추이를 보면 2021년 0.26%를 기록한 이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상승폭이 더 커졌다.
관계형 금융 실적이 가장 우수한 대형 은행으로는 신한은행이 꼽혔다. 다음으로는 기업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금감원은 “신한은행은 누적 공급금액과 업무협약 체결 건수, 초기기업 대출비중 등이 우수한 점을 고려했다”면서 “기업은행의 신용대출 비중 등은 다소 저조하지만 누적 공급금액과 공급 증가율이 높은 점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관계형 금융 실적이 우수한 지방 은행으로는 대구은행과 광주은행이 선정됐다.
금감원은 “우수은행 선정결과를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연말 포상 시 반영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우수은행 평가지표 중 ‘신용대출 비중’ 배점을 확대해 담보·보증 대출 위주의 여신취급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