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발레단이 국내에서 47년 만에 탄생한다.
서울시는 국내 발레 무용수들을 육성하고 서울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시립발레단을 창단한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 공공발레단이 생기는 것은 국립발레단(1962년), 광주시립발레단(1976년) 이후 47년 만이다. 서울시는 발레단을 연내 세종문화회관 소속 ‘서울시예술단’으로 창단한 뒤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독립 재단법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국인 무용수들이 해외 유명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연이어 발탁되면서 ‘K-발레’가 전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지만 다른 무용 장르에 비해 발레 국고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2017년 전문무용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용수 지원금 수혜 횟수는 한국무용(10.32회), 현대무용(5.89회), 발레(4.08회) 순이었다.
서울시는 발레 지원이 미미한 현실을 반영해 발레단을 창단하고 세계적인 예술단체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다. 국내 발레의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고 K팝·영화 중심인 ‘K-컬처’ 열풍을 순수예술분야까지 확장시킨다는 구상이다. 프랑스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은 공공발레단을 통해 도시 문화매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발레단은 안무가 중심의 최정예 시즌 단원제로 운영된다. 해마다 최고의 기량을 갖춘 스타급 주역들로 구성해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할 방침이다. 또 컨템포러리(동시대) 발레 중심의 발레단으로 꾸리면서 예술감독 체제 대신 국내·외 유명 안무가들을 작품별로 섭외하는 프로젝트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발레단은 내년 4~5개 작품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연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발레단 창단이 한국 발레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이 선진 문화예술도시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