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30년 사제의 연…'지휘봉과 첼로' 앙상블 선보일 것"

지휘자 장한나·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공연

장한나 9세때 스승 마이스키 만나

"악보 앞에서 한없이 겸허한 스승"

마이스키 "장, 지휘자로도 강렬"

까다로운 첼로연주곡 부담 크지만

스승과 함께 모든 것 관객에 전할 것

지휘자 장한나. 사진 제공=크레디아지휘자 장한나. 사진 제공=크레디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사진 제공=크레디아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사진 제공=크레디아


지휘자 장한나(왼쪽)와 스승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1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크레디아지휘자 장한나(왼쪽)와 스승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1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크레디아


“지휘자 장한나는 첼리스트 장한나와 마찬가지로 제게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단순히 관객들의 눈만 즐겁게 해주는 지휘자가 아니라 마음까지도 만지는 지휘자죠.”(미샤 마이스키)



“30년간 한결같이 악보 앞에서 겸허하고 음악 앞에서 낮아지는 선생님의 자세가 존경스럽고 닮고 싶습니다.”(장한나)

1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트홀에서 열린 ‘장한나 & 미샤 마이스키 위드(with) 디토 오케스트라’ 공연 기자 간담회에 지휘자로 변신한 제자 장한나(40)와 함께 참석한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75)는 그와 11년 만에 공연을 올리는 데 대해 “한국은 올 때마다 특별한 느낌을 주는 나라”라면서 “이번 공연은 유일무이한 제자 장한나와 함께하는 연주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한나와 마이스키는 30년 가까운 스승과 제자 사이로 유명하다. 북유럽 라트비아 출신의 마이스키는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로 손꼽히는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와 그레고르 퍄티고르스키를 사사한 인물이다. 1992년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마이스키가 아홉 살이던 장한나의 연주 영상을 본 후 감명을 받고 마스터 클래스에 초대하는 편지를 보내게 된 것. 이들은 이후 사제지간의 연을 키우게 됐고 장한나는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쿠르에서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장한나는 “당시 선생님께서 9세 꼬마라고 생각하지 않으시고 진지하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악보는 살아 있는 한 인격,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점을 깨우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마이스키는 “장한나의 첼리스트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이후로도 여러 무대에서 만날 때마다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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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한나는 베를린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지속하며 세계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2007년 지휘자로의 데뷔를 선언했다. 마이스키는 “장한나가 지휘자가 되기 위해 첼리스트의 커리어를 희생했다는 점에 대해 복잡한 심정이 든다”면서도 “지휘자로서 전적으로 전념하려는 결정에 대해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23~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디토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장한나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와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e단조를 들려준다. 첼로 연주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곡들이지만 서로 다른 해석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장한나는 “특히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은 오케스트라가 폭풍같이 휘몰아치면서 자연과 어떻게 맞서고 타협하는지에 대한 무게감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에도 큰 도전이다. 많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마이스키 선생님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이스키는 “음악가가 사랑하는 음악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큰 영광이지만 중대한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예술가로서 중요한 자질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연주하겠다”고 전했다.

간담회에서 장한나는 마이스키와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면서 그에게 “코리안 하트를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장한나는 “마이스키 선생님은 내게 음표가 다가 아니라는 점을 깨우치게 해주신 분”이라면서 “어릴 적에는 (선생님에게) 입도 뻥긋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안녕, 미샤’라며 셀카를 같이 찍을 수 있는 사이가 됐다”며 웃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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