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살 달고 내장 훌륭" 이탈리아 교민이 담근 게장 먹어보니

이탈리아의 ‘푸른 꽃게’로 담근 게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이탈리아의 ‘푸른 꽃게’로 담근 게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탈리아에서 개체수가 급증해 돈을 주고 폐기한다는 ‘푸른 꽃게’가 국내 수입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이를 직접 먹어본 후기가 눈길을 끈다.



유럽에 거주한다는 A씨는 지난 12일 푸른 꽃게로 간장게장을 담근 후기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렸다. 후기는 이후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되며 화제가 됐다.

사진 속 게장을 보면 껍질 안쪽에 샛노란 내장과 살코기가 가득 차 있다. 다리 쪽 푸른색도 거의 보이지 않아 일반 게장과 차이가 없었다.

A씨는 “알이 가득 들어있고 엄청나게 맛있었다. 조금도 비리지 않더라”라며 “수율이 매우 좋았고 내장도 맛있다. 내장보다는 살이 더 달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게장 먹었던 게 오래돼 한국 꽃게와 객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결론은 맛있더라. 그냥 매우 맛있었다”라고 전했다.

A씨의 ‘푸른 꽃게장’ 후기는 엑스에서 이틀 만에 150만회 조회될 정도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네티즌들은 “빨리 한국에도 수입되면 좋겠다”, “어차피 이탈리아에서 버려지는 푸른 꽃게, 가격만 낮춰서 한국 들여오면 다 사 먹을 자신 있다” 등 기대감을 보였다.

유튜브 영상 캡처유튜브 영상 캡처




구독자 11만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가 이탈리아 현지 시장에서 푸른 꽃게를 사 먹어보는 영상도 7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보이며 시선을 모았다. 이 유튜버는 베네치아의 수산물시장에서 푸른 꽃게 2.7㎏를 15유로(약 2만1000원)에 산 뒤 직접 꽃게 파스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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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게를 손질하며 연신 “살과 알이 꽉 차 있다”며 감탄했다. 직접 먹은 뒤 “되게 맛있더라. 우리나라에 팔면 대박일 것 같다”고 호평했다.

앞서 지난달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주는 해양 생태계를 어지럽힌다며 ‘푸른 꽃게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최근 수년간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는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봉골레 파스타의 주 재료인 조개를 비롯해 홍합과 굴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현지 양식업자들을 폐업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푸른 꽃게 퇴치를 위해 지난달 300만 유로(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갑각류가 모든 것을 부수고 재앙을 초래한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지중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외래종 푸른 꽃게. AFP=연합뉴스이탈리아 지중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외래종 푸른 꽃게.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인천의 한 업체가 푸른 꽃게의 정식 수입 절차에 뛰어들었다. 이 수입업체 대표 이강희씨는 “현지에 제일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먼저 모색하기 위해 이탈리아 상공회의소에 질의를 해놓은 상태”라며 “컨테이너 도착하는 시간이 한 달 반 정도 걸리니까 올해 안에 충분히 국내에서 이탈리아 꽃게를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탈리아산 꽃게는 냉동 상태로 수입돼 주로 간장게장 용도로 유통될 전망이다.

이어 “푸른 꽃게는 미국 메릴랜드 지역에서 생산이 많이 돼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종”이라며 “현재 같은 품종을 현재 미국이나 그리스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바다가 오염돼 (수입 푸른 꽃게에서) 해로운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이상 수입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수입 시 요구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 기준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요리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존에 우리 먹는 방식으로 요리가 가능하다”며 “다만 우리 꽃게보다는 껍질이 두꺼워 껍질째 먹는 양념게장보다는 간장게장에 더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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