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가운데 중국 바둑의 간판 커제 9단이 선수촌 음식을 불평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갑자기 사라져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SBS는 커제 선수가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영상을 공개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중국 바둑 선수로 출전하는 그는 선수촌 식당 밥을 먹다가 불평하는 모습이다.
영상 속 커제 선수는 “이 양고기 먹고 입덧할 것 같다”며 정색한다. 이어 “이 삼겹살에는 털이 많네요. 됐어요. 안 먹을래요”라며 인공지능(AI) 음성을 덧입혀 불만을 드러낸다.
커제 선수가 올린 이 영상은 그의 팬들이 퍼나르며 한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커제 선수가 게재한 영상은 물론 팬들이 공유한 영상까지 모조리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만의 TVB뉴스는 “중국 당국이 곧바로 영상을 내려버렸고 중국의 주요 플랫폼에서 모두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후 커제 선수의 SNS에는 현재 선수촌의 다른 식당에서 식사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기존 영상과는 정반대로 ‘음식 맛이 훌륭하다’는 취지의 호평 일색이었다.
영상에 따르면 그가 먹고 있는 음식은 호텔 측이 제공한 것이다. 선수촌 음식은 추후 제공된다는 해명도 함께였다. 게다가 이 영상에는 영어 자막까지 덧붙였다.
커제 선수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 제공될 것”이라며 “가장 맛있는 항저우 특색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매우 기대된다”고 미소 짓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선수촌 식단에 동파육을 비롯한 ‘항저우 특식’이 포함된다고 홍보한 바와 일치한다.
매체는 “(중국 당국이) 커제 선수가 음식을 불평하는 영상을 서둘러 삭제하고 새 영상을 올리도록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은 13년 만에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