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003850)의 정체성을 무엇보다 잘 설명해주는 말은 ‘자가 제품 확보’다. 지난 3년 간 제약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유례 없는 고속 성장을 기록한 것도 공격적으로 자가 제품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보령은 항암·당뇨·고지혈증 등 자가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해 연 매출 1조를 넘어 2030년 국내 제약 업계 매출 1위를 정조준 하고 있다.
2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8693억 원의 매출과 7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지난해 대비 14.3%, 27.5% 성장한 수치다. 지난 3년 간 연 평균 16%의 성장률이 올해에도 지속되는 것이다. 보령은 올해 상반기 4201억 원의 매출을 내며 회사 창립 이후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반기 매출 4000억 원을 돌파했다. 10년 전 연 매출 3000억 원을 내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보령이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비결은 자가 제품 확보다. 보령은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와 함께 LBA 전략을 중심으로 항암제·중추신경계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 도입 제품 대비 자가 제품의 장점은 이익률이다. 도입 제품의 경우 수익을 공유해야 하고 제품 소유 기업과 계약이 중단되면 판매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도입 제품으러는 큰 이익을 낼 수 없다”며 “자가 제품은 기업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말했다.
보령은 LBA 뿐만 아니라 자체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T세포 림프종 치료 목적 항암 후보 물질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은 올 연말께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BR200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임상 2상을 마치고 이르면 2025년 제품화에 돌입한다. 장 대표는 “보령이 만든 항암제가 제품으로 환자들 치료에 쓰이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은 2011년 단일제 카나브 발매를 시작으로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투베로(성분명 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와 고혈압 치료 효과를 강화한 카나브플러스(피마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등을 출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분야의 개량 신약도 출시해 자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