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韓中, 상호존중 토대로 경제 번영·北 비핵화 위해 협력해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아닌 짧은 면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해 11월 한중정상회담 이후 10개월 만에 양국 정상급 인사가 회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총리는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중일정상회의 정례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한중일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시 주석의 한국 방문도 타진할 계획이다.

한중 관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문재인 정부의 대중 저자세 외교 등으로 틀어졌다. 또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양국 사이에 긴장이 흘렀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동북아시아 정세를 위협하고 중국·한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색된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인도네시아에서 회동한 지 16일 만에 한중 정상급이 다시 만나는 것은 관계 복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동북아 평화의 열쇠를 쥔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윤석열 정부의 중대한 외교 과제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중국 눈치 보기를 했던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패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외교 전략 기조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 등 가치 연대를 주축으로 삼으면서 중국과는 상호 존중을 토대로 경제 번영과 동북아 평화 증진을 추구하는 건설적 양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저지와 비핵화, 즉 핵 폐기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하고 경제 분야에서도 보복이 아닌 협력으로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항저우 회동을 한중 호혜 관계 복원의 계기로 삼으려면 중국부터 진정한 상호 존중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적극 소통하는 한편 연내에 한중일정상회의를 실현해 동북아의 공동 번영과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 만들기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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