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처음 알게 된 남성과 성관계를 가져 임신한 아기를 출산한 뒤 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4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그는 아이 셋을 둔 가정의 엄마였지만 아이를 낳자마자 이처럼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법 형사1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영아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울러 7년간 아동 관련 기관 운영이나 취업 금지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21일 오전 5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숙박시설 화장실 좌변기에서 B군을 출산한 뒤 방치해 살해하고 시체를 비닐봉지에 싸 주변 골목길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직장 동료들과 술자리를 갖다가 우연히 만난 불상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뒤 B군을 임신했다. 이후 남편 등 가족이 알게 될 것이 두려워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는 점, 2남1녀를 둔 엄마라는 점에서 임신과 출산의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에 있었다 하더라도 임신을 확신하고 출산에 이르기까지 충분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피해자가 사라지고 자신만 알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산 후 피해자가 충분히 살아있었음을 알고도 한 시간 동안 방치해 사망케 하고, 비닐봉지에 넣어 버려 출산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던 피해자는 세상에 태어나 이름 한번 불려보지 못하고 삶의 기회조차 가져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됐다”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면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가족들이 가정으로 복귀하기를 호소하고 있다"며 "A씨의 나이와 전과, 환경, 범행의 경위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