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45건의 외교 일정을 수행한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 직후 지역 축제 개막식을 참석하는 등 쉼 없이 민생 현장을 누비고 있다. 곧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해 ‘민생 경제’와 ‘지방시대’를 키워드로 공개 일정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4일 반려견 새롬이·써니와 함께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진행 중인 ‘팔도장터’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성수품을 판매하는 부스에서 강원 황태포, 충주 복숭아, 상주 곶감, 완도 전복 등을 구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추석은 국민 모두에게 따뜻하고 넉넉한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며 팔도장터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충남 공주시 금강신관공원에서 열린 ‘2023 대백제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4박 6일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한 시간여 만에 지방 일정을 수행한 셈이다. 통상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친 뒤에는 휴식 시간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복수의 공개 일정을 수행하며 민생 현장과 밀착할 예정이다. 명절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지방 전통시장을 찾거나 취약 계층과 관련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5월 방일 당시 약속했던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 동포 초청도 연휴 중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강행군 수준인 윤 대통령의 외교 무대 활약 덕분에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1만 명이 안 되는 나라라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이라면 다 만났다. 올해 초부터 집계하면 총 89개국과 만났다”며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는 국내 여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기관 알앤서치가 20~22일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결과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40%로 집계되기도 했다. 같은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40%대를 기록한 것은 6주 만이다.
한편 연휴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은 민생 행보에 집중하면서도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법원의 이재명 대표 구속 여부 결정을 앞두고 최근 국무총리 해임안을 강행하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할지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10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통령실 및 정부 부처 내 주요 출마 수요를 감안한 인사가 이뤄질지도 당면 이슈다.
위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알앤서치 홈페이니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