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기반 혁신클러스터인 부산연구개발특구를 이끄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부산연구개발특구본부가 사업 전반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부산에 뿌리내려 지역 혁신을 견인하는 자생형 클러스터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들을 기획 중이어서 앞으로 지역발전의 더 큰 기틀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부산특구본부에 따르면 이 기관은 해마다 100억 원 가량의 R&D 자금을 투입하며 부산특구 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R&D 중심의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방안이다.
지난해에는 기술이전과 기술창업, 기업매출 분야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다. 기술 이전은 113건으로 목표치보다 182%나 늘었고 전년에 비해서도 126% 증가했다. 부산특구본부의 도움을 받은 73개사가 기술창업에 성공했다. 제품화 등 육성 사업을 지원 받은 기업의 연간 매출 역시 366억원으로 목표치의 108%를 기록했다. 이 기간 169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최근 3년 내 최고 성과를 냈고 공공기술의 직접 사업화를 실현하는 특구 고유 사업 모델인 연구소기업이 25개사나 설립되는 기반도 마련했다.
부산특구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올해 발간된 연구개발특구 통계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2년 지정 당시 580개였던 입주기업·기관은 2021년 12월 기준으로 1237개로 늘었다. 입주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7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근무자 3만1000명이 근무 중이다. 연구소기업 184개사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성과는 우수 공공기술 발굴 이전과 공공기술사업화를 촉진하고 산학연 협력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체계적인 정책 구축 덕이다. R&D 중심의 기업 체질 개선에 대한 집요한 행정 지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산특구본부는 기술사업화 전문 기반시설이 없던 서부산권에 392억원을 투입해 ‘부산글로벌테크비즈센터’(B-TBC)를 건립·운영 중이며 생산기술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원 및 한국해양대학교 미음캠퍼스 등 7개 기관 12개 센터와 힘을 모아 입주 기업을 지원하는 데 역량을 쏟았다.
여기에 부산특구본부가 자생형 클러스터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지역혁신을 선도하는 중추적인 역할까지 기대된다. 우선 지식재산권(IP) 중심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기획 중이다. 기존 방식의 R&D를 통한 매출액, 고용 등의 성장 효과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진출 등 신규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리려면 기업의 기술 권리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해외기술 동향조사, 기술공백 설계, IP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R&BD 혁신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민간 중심의 자생적 기술 생태계 조성과 지역주도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조합의 출범도 적극 지원한다. 연구조합은 연구개발특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민관협력을 통한 신기술 실증·검증부터 글로벌 시장진출, 신산업 창출까지 아우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협력형 사업화 모델이다.
또 광역특구인 부산특구와 거점 기술핵심기관을 중심으로 울산·경남지역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연결하는 지역주도형 협업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가치와 기술을 묶고 상호 연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도에서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2세 경영인을 대상으로 부산특구를 비롯해 인근 창원·포항·울산 강소특구 등이 가진 우수한 기술을 연계해 기업들의 제조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유진혁 부산특구본부장은 “강서구 대저동 일원의 대체부지 개발 계획과 센텀 1·2 산단으로 대표되는 부산의 핵심 지역을 포함하는 부산특구 변경이 추진 중이어서 부산특구 공간 재배치를 통해 지역산업육성 생태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특구는 대전·광주·대구에 이어 네 번째로 2012년 11월 지정됐으며 강서구, 금정구, 남구, 영도구, 사하구, 부산진구, 연제구 일원에 조성됐다. 전체 면적은 14.1㎢에 달한다. 특화분야는 조선·해양플랜트, 해양자원·바이오, 융합기계·시스템, 스마트부품·소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