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에서 대거 철근 누락이 확인된 가운데 무량판이 아닌 벽식 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이 빠진 사례가 확인됐다. 수분양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보강 공사를 한 것이 뒤늦게 들어나 입주예정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5일 LH 등에 따르면 LH가 인천 검단신도시 AA21블록에 건설 중인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 외벽 철근이 70%가량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애초 철근 누락 규모를 '30%가량'으로 밝혔다가 이를 다시 '70%'라고 정정했다.
전체 13개동 가운데 4개동으로 철근이 빠진 지점은 지하 벽체 부분 6곳이다. 벽식 구조 아파트에서는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근 누락은 붕괴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LH는 이같은 사실을 지난 6월 말 감리업체 보고를 통해 인지하고 즉시 보강 공사에 들어갔다. LH는 "구조설계상 오류로 지하철 철근 배근이 일부 구간 잘못 시공된 것을 감리를 통한 시공확인 과정에서 발견했다"며 "대책마련회의를 통해 보강공법을 조기에 마련하고 관련 전문가 검토를 거쳐 안정성이 검증된 보강 공사를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철근 누락이 발견된 4개 동은 발견 당시 지하층 골조 공사가 완료되고 1층 바닥 시공 중이었다. LH는 보강공사 후 사후 안전 점검을 실시해 구조적인 안정성이 확보됐는지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강 공사는 오는 11월 중순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LH는 이 과정에서 부실 시공 사실을 입주민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13블록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5차례 안전진단을 했음에도 주민들에게 문제가 없다고 통보했다"며 "철근 누락을 LH에서 인지했을 당시 해당 부분을 해체하고 다시 시공할 수 있을 정도의 공정이었음에도 재시공 비용과 공사기간 도과 염려로 보강공사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LH는 지난 4월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자사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단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총 91곳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돼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LH는 "설계·시공·감리의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현장과는 다르게 감리와 시공이 제대로 작동해 조기에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 해소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속 소통하고 안전점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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