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유럽 '탈탄소' 피로감…EU, 배기가스 규제완화 추진

고비용 직면 산업 악화 우려에

스웨덴 넷제로 불가능 공언 등

유럽 국가, 탄소중립 숨고르기

롤랑 레슈어(오른쪽 두번째) 프랑스 산업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내부 시장 및 산업 경쟁력 이사회에서 파스쿠알 이그나시오 나바로 리오스(왼쪽 세번째) 스페인 국무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각국 장관들은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 7’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EPA연합뉴스롤랑 레슈어(오른쪽 두번째) 프랑스 산업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내부 시장 및 산업 경쟁력 이사회에서 파스쿠알 이그나시오 나바로 리오스(왼쪽 세번째) 스페인 국무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각국 장관들은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 7’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EPA연합뉴스





기후 위기 대응책으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글로벌 화두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 내에서 ‘탈(脫)탄소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당초 계획보다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스웨덴 정부는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공식 선언했다. 영국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을 5년 연장하며 친환경 정책에서 후퇴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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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EU 27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2025년 7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논의 중인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유로 7(Euro 7)’의 배출 기준을 현재 적용되고 있는 ‘유로 6’ 수준으로 유지하는 협상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승용차와 승합차를 제외하고 버스·트럭 등 대형 차량에 국한해 배기가스 기준을 낮춘다는 입장이다. 다만 브레이크와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규제는 초안대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가 발의한 초안에서는 유로 7 도입 시 질소산화물을 포함한 오염 물질 배출량을 유로 6 대비 줄이도록 규정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이사회의 이번 결정으로 규제로 인한 환경보호 효과보다 고비용에 직면한 산업의 악화가 클 것이라던 자동차 업계의 주장이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협상안 채택 과정에서도 이탈리아·프랑스·체코 등 8개국은 환경 관련 비용 급등 등으로 인한 업계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막대한 비용과 여론의 반대로 탄소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0일 스웨덴 정부는 2045년까지 넷제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내년도 친환경 정책 관련 예산을 약 310억 원 삭감했다.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유류세도 낮췄다. 같은 날 영국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연장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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