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저하와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상장사 ‘3총사’가 부활하고 있다. IMM PE는 지난해까지 고전했던 신규 자금 모집도 올 들어 순항하면서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대주단은 최근 회사 경영권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대주단은 지난해 에이블씨엔씨 주가가 4000원 대까지 폭락하자 담보인정비율(LTV)이 초과됐다며 IMM PE에 기한이익상실(EOD)을 통보한 뒤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샤가 오프라인 매장 수를 대폭 줄이고 온라인과 해외 영업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며 “대주단이 회사가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매각 시기를 늦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MM PE는 2017년 주당 약 4만3600원, 총 4216억 원에 에이블씨앤씨를 인수했다. 하지만 회사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680억 원과 2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후 적극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지난해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 상반기엔 78억 원으로 이익 폭이 커졌다. 주가도 1만 원 대를 회복하면서 흐름이 돌아섰다.
한샘도 바닥을 찍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IMM PE가 2021년 말 주당 22만 원, 총 1조4513억 원에 경영권을 사들인 한샘은 상반기부터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2002년 코스피 상장 후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손실(-217억 원)을 낸 데 이어 주가도 3만 원 대까지 추락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에 이사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하지만 IMM 출신 김유진 대표를 새 선장에 앉히면서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 한샘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2억 원이다.
코로나19 이후 가시밭길을 걷던 하나투어도 되살아 나고 있다. IMM PE는 2019년 주당 5만5000원, 총 1289억 원에 하나투어 경영권(16.7%)을 사들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에 회사가 2020년 2186억 원 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하나투어도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상반기 매출액 1654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을 기록했으며 3분기부터는 분기별 매출액 1000억 원 돌파가 예상된다. 증권가는 하나투어가 올해 영업이익 300억~40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IMM PE의 위기관리 능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게 에어퍼스트다. IMM PE는 지난해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30%)을 블랙록에 1조10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최근에는 기업가치 약 1조 원으로 평가받는 제뉴원사이언스 매각도 시작해 펀드 수익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M PE는 신규 자금 모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해까지 약 8000억 원 규모였던 5호 펀드가 지난 6월 국민연금의 합세로 1조1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연내 우정사업본부 같은 주요 기관들의 출자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펀드 규모는 내년 상반기까지 2조 원대로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