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기국회 대혼전 예고…입법 폭주·예산 표류 불보듯

李 당내 리더십 세우고 대여 공세 강화

민주 "尹 사죄, 내각총사퇴" 공개 요구

노란봉투법·방송3법 강행 처리 가능성

내년도 예산안 두고 여야 입장 '평행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 제공=국회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 제공=국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정기국회의 대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정국 주도권 장악을 위한 입법 독주와 여야 대치에 따른 내년도 예산안 편성의 표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27일 구속영장 기각 직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이 야당 탄압에만 몰두하며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었음이 명명백백해졌다”는 입장을 냈다. 또한 윤 대통령에 대해 “불통의 폭정 멈추고 국민 앞에 나와 머리 숙여 사죄하라”며 내각총사퇴 및 국정 기조 대전환 요구를 다시 꺼내들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신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과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연기된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다음 본회의는 11월 9일이기 때문에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10월 10일 전 본회의가 추가로 열리지 않으면 한 달여 동안 대법원장 공백이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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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구속 위기를 계기로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된 민주당 내부 상황은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이 대표는 당내 비명계 및 여당의 공세가 이어진 사법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리더십을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다면 여야 대치 정국이 정기국회에서 한층 가팔라지게 될 전망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구속 위기를 벗어난 이 대표는 강도 높은 대여 투쟁에 나서고, 윤석열 대통령은 더욱 강하게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공천을 장악해 이에 따른 여야 충돌이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과반 의석을 앞세워 이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 앞서 당 지도부가 예고했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방송3법' 등 쟁점 법안의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에는 국민의힘의 반발로 필리버스터에 이어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재연될 수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도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총 656조 9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이달 초 국회에 제출했다. 전년 대비 총지출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2.8%)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서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은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포함한 재정 확대를 요구해왔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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