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巨野, “검찰 독재” 운운 말고 당 쇄신·경제 살리기 주력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겨냥해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어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무도한 이재명 죽이기가 실패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의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혐의 등에 대한 이 대표의 영장을 기각하자 마치 ‘아무런 죄가 없다’는 것처럼 여론 몰이를 펼치면서 정권·검찰 탓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법원의 판단으로 일단 구속을 면했을 뿐 무죄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이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되고 백현동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하면서도 증거 인멸 염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많다. 유 판사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영장 기각 사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공천과 당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당 대표는 더 많은 증거인멸 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야당의 대표도 죄가 있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당 소속 의원 161명의 ‘영장 기각 호소 탄원서’를 제출하며 사법부를 겁박한 게 판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의 10여 가지 불법 비리 의혹은 앞으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철저히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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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표 지키기를 위한 ‘방탄’과 입법 폭주, 국정 발목 잡기에 매달려왔다. 이제는 ‘건전한 견제와 대안 제시’라는 제1야당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내 리더십을 쇄신하고 전면적 혁신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와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특히 경기 침체 장기화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국회에 계류된 경제 활성화 법안들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가령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 확충 법안이 처리되지 않아 폴란드 무기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선을 앞둔 여야는 극한 대치와 충돌에서 벗어나 정치를 복원해 경제 살리기 경쟁으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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