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임신·출산진료비 바우처’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난임 임산부가 다태아를 출산할 경우 태아 수와 관계없이 140만원을 일괄 지급하던 것에서 태아 한 명당 100만원의 바우처를 주는 방식으로 금액을 늘린 것이다. 합계 출산율이 0.7명까지 추락하는 등 저출산 문제가 국가 붕괴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지원이 난임부부의 부담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난임시술을 통해 다태아를 출산한 산모는 태아 수에 맞춰 태아당 100만원의 ‘건강보험 임신·출산진료비 바우처’ 지원을 받는다. 예를 들어 산모가 2명의 다태아를 출산하면 200만원, 4명의 다태아를 출산할 경우 400만원을 받는 식이다. 다태아 임산부의 경우 단태아 임신보다 합병증 발생 확률이 2.5배나 높고 태아 수가 증가할수록 진료비 부담이 1.6배 늘어나는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난임 시술 중 하나인 체외수정 시술은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배아를 이식함으로써 다태아 임신 가능성이 일반 출산에 비해 월등히 크다. 2014년 기준 난임부부 지원을 받은 임산부 가운데 10명 중 4명이 다태아를 낳을 정도로 다태아 출산빈도가 높다.
문제는 만혼으로 출산 연령이 높아지며 난임 시술을 받는 환자의 숫자가 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난임 시술을 받은 환자는 14만 458명으로 2018년 12만1038명 대비 16% 증가했다. 총 진료비는 2018년 1542억원에서 2022년 2591억원으로 5년간 무려 68%가 늘었다. 같은 기간 1인당 진료비는 127만3668원에서 184만4354원으로 44.8% 증가했다.
연령별 난임시술 현황을 살펴보면 5년간 △50세 이상 194.6% △45~49세 112.4% △40~44세 43.7% 순으로 환자수가 늘었다. 같은 기간 10만명당 난임 시술 환자수는 2018년 23.4명에서 2022년 27.3명으로 16.9% 증가했다. 시도별 현황을 살펴보면 세종 1만7623%, 전남 138.8%, 인천 52.5% 순으로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바우처 지원확대로 다태아 임산부의 진료비 부담이 경감돼 충분한 산전 진찰과 안전한 다태아 출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