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전기 공급 신청이 급증하는 가운데 신청자 대다수가 부동산 개발업자 등 실수요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력공급이 확정된 부지 매매를 통해 개발 이익을 얻으려는 이른바 ‘데이터센터 전기 알박기’가 늘어나면서 한국전력공사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한전은 올 7월 ‘데이터센터 전기공급실태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2020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한전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예정통지 1001건 중 678건(67.7%)이 실수요 고객이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주소 한 곳에 6명이 동시에 신청한 사례, 한 명이 주소 28곳에 신청을 남발하는 등 사례가 확인됐다.
데이터센터 등 5000㎾ 이상 대용량 전력이 필요할 경우 한전에 전기사용예정통지를 하고 전력공급 가능 회신을 받아야 한다. 이후 토지나 건축물 소유자 동의를 받아 전기사용신청을 하고 한전과 전기사용계약을 체결해야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한전 감사 결과 해당 기간 전력공급 승인을 받고 1년이 지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례가 33건, 전기사용일이 6개월 이상 지나도록 전력공급 설비가 완공되지 않은 사례도 3건이 드러났다.
한전은 실수요자가 아닌 사업자가 장기간 공급용량을 선점할 경우 데이터센터 실수요자들이 전력공급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전기사용예정통지 절차가 부동산 개발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자들에게 악용되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전 감사실은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예정통지 단계부터 토지나 건축물 소유자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또 실수요 목적이 아닌 경우 전기사용예정통지를 제안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간 공급용량을 선점하는 데이터센터는 전기사용신청을 반려하는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