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기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급락 중이다.
4일 오전 9시 59분분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53.67포인트(2.18%) 내린 2411.40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1.19% 내린 2435.78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뒤 낙폭을 점차 키워가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장중 2420선을 내준 것은 3월 28일 이후 6개월 만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4.41포인트(2.90%) 내린 816.61에 거래되고 있다. 1.04% 내린 832.30에 출발한 코스닥 역시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하락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405억 원, 코스닥에서 1953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기관 역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3834억 원, 588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에서는 103개 종목이 상승 중인 반면 808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이날 삼성SDI(006400), 카카오(035720)를 포함해 77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도 상승 종목은 180개에 그치고 있지만 하락 종목은 1387개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셀·소재 구분 없이 2차전지 관련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습이다. 삼성SDI가 3.61% 하락 중이며 SK이노베이션(096770)(-3.09%), 포스코퓨처엠(003670)(-3.06%), LG에너지솔루션(373220)(-2.94%), 에코프로비엠(247540)(-3.56%), 에코프로(086520)(-3.44%), 엘앤에프(066970)(-4.96%) 등도 급락 중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4.8%를 넘어서는 등 매크로 불안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4.5%를 넘은 데 이어 이날 4.8%를 돌파하면서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반등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민간기업의 구인 건수는 961만 건으로 전월 대비 7.7%가량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880만 건을 크게 웃도는 규모로 예상보다 미국 노동시장의 초과 수요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국내외 증권 업계에서는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3일(현지 시간) 미국 그리니치에서 열린 ‘그리니치 이코노믹 포럼’에서 “큰 고통 없이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는 어렵다”며 “(10년물 국채 금리가) 5% 금리를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모면했으나 연휴 기간 연준 의사들의 발언이 매파적이라 미국 10년물 금리가 4.8%에 도달해 평가가치(밸류에이션)상 주식 할인율 부담을 가중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