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협동로봇 기업 한화로보틱스가 4일 공식 출범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전무)이 전략 기획 부문 총괄을 맡는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신설했다. 지분은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각각 68%, 32% 보유한다.
한화의 협동로봇은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지만 후속 투자가 늦어 두산로보틱스에 시장 주도권을 넘겼다. 김 전무도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을 높여 ‘원조 협동로봇 기업’의 명예를 되찾아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지난해 한화로보틱스의 사업부(협동로봇·AGV 등)의 합산 매출은 116억 원 수준으로 한화그룹 내에서도 가장 작은 계열사 중 하나다.
김 전무는 신설 법인 출범에 앞서 판교 사옥을 방문해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로봇 산업의 핵심”이라며 “한화로보틱스를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화로보틱스 초대 대표이사는 서종휘 ㈜한화 모멘텀 부문 FA사업부장이 맡는다.
김 전무가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협동로봇 시너지도 가능하다. 일반 제조 기반 협동로봇이 중심인 두산로보틱스와 달리 한화로보틱스는 2025년까지 푸드테크 로봇, 건물 관리 로봇 등 서비스용 로봇을 대거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푸드테크 로봇의 경우 궁극적으로 로보틱스 기반 식당 플랫폼을 만들어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건물 관리 로봇도 미화, 방역, 자동 시설물 점검 등 서비스 로봇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 협동로봇 제품 라인업을 하나 더 늘려 4개 제품군을 확보했다.
한화로보틱스는 그룹사 내 캡티브 시장에 협동로봇을 공급하고 로봇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북미·유럽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한화의 협동로봇 판매의 60% 이상은 북미와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