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복의 꿈은 아쉽게 막혔지만 내년 파리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무대였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33의 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현역 최고 점퍼이자 우상혁의 라이벌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이 가져갔다. 2m 35를 가뿐히 넘었다.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을 기록했다. 5년 전 2위로 마칠 때 기록은 2m 28이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2m 35로 4위에 오르면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 34), 유진 세계실외선수권 2위(2m 35),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 35) 등으로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써왔다. 금메달을 노린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바르심의 벽을 실감했지만 300일도 남지 않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희망을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상혁은 2m 26부터 2m 33까지 전부 1차 시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2m 35에서 1차 시도에서 실패하고 높이를 2m 37로 올려 재차 시도했지만 두 번 모두 실패했다. 바르심은 2m 35를 1차 시도에서 성공하며 왕좌에 올랐다. 2m 37은 세 번 모두 넘지 못했다.
한국 여자 사이클의 간판 나아름(삼양사)은 아시안게임 통산 메달 수를 9개로 늘렸다. 3개 대회에서 모은 메달이 금 5, 은 2, 동 2개다.
나아름은 중국 저장성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 도로 코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 개인도로 경기에서 139.7㎞ 구간을 3시간 36분 07초 만에 통과해 33명의 선수 중 두 번째로 빨리 결승선을 지났다. 금메달은 홍콩의 양첸위에게 돌아갔다. 두 선수의 기록은 초 단위까지 같지만 양첸위가 결승선을 더 빨리 통과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였다. 4개 종목에 출전한 나아름은 매디슨과 개인도로에서 동·은메달을 하나씩 챙겼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세계 랭킹 15위 최솔규(요넥스)와 김원호(삼성생명)는 16강에서 세계 2위의 량웨이컹-왕창(중국)에게 기적의 역전승을 거뒀다. 3세트에 13대19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거짓말처럼 뒤집었다. 2대1(21대10 18대21 23대21) 승리. 량웨이컹-왕창 조에 거둔 첫 번째 승리다.
한국 레슬링의 경량급 에이스 정한재(수원시청)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패자부활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슬로몬 바크흐라모프(우즈베키스탄)를 5대4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4대0으로 앞선 종료 14초 전 4점짜리 들어 메치기 기술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10초를 남기고 바크흐라모프가 공격을 피하다가 매트 밖으로 나갔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으면서 1점 차로 신승했다.
여자 배구는 8강 라운드 E조 첫 경기에서 중국에 0대3(12대25 21대25 16대25)으로 완패해 17년 만에 노 메달의 불명예를 안았다. 북한과 나란히 2패를 기록해 5일 북한전 결과와 관계없이 4강 진출이 좌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