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가까스로 개최됐지만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특히 이날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대부분을 제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본격적인 질의응답 이전부터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날 청문회의 쟁점은 김 후보자가 위키트리와 소셜뉴스 등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 파킹, 코인 보유 등 의혹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청문회에서 부끄러움 없이, 소상히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야당 의원들이 사전에 요구한 자료 대부분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9개 자료를 요청했는데 42개 자료가 미제출됐다”면서 “장관 후보자께서 준비해온 자료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 제출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한두번 해본 것도 아닌데 이런 청문회는 처음 해봤다”며 “위원회를 통해 총 19건의 자료를 요청했는데 단 3건이 왔다. 그마저도 단답형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역시 “국회의원들이 다 요구했던 자료인데, 이거를 제출을 안하고 있다가 오늘 와서야 피켓으로 보여주겠다고 하는 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점심 이전까지는 꼭 철저하게 제출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2015~2017년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 자녀의 학적 변동 사항, 주식 백지신탁 및 집무관련성 심사 청구 신고 내용 등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의원들이 다른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 시간 도중에 끼어들면서 소란이 이는 일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예의가 없다” “끼어들지 말라”며 공격적인 발언을 주고받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코인 보유 의혹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특히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키트리는 2018년 스팀잇이라는 회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기사를 제공하는 대가로 코인을 받았다”면서 “2018년에 상장한 스팀잇 코인은 2021년 5월까지 어마어마한 금액을 축적했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코인을 사고 판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으나, 문 의원은 “거짓말”이라면서 “코인 지갑을 공개하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성·가족·청소년 등 국민의 행복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가족 정책을 수립하고, 가족의 가치가 확산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해 나가겠다”며 “특히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아이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주역인 청소년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위기 청소년에 대해 보다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자는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교제 폭력, 스토킹 범죄 등 5대 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지원 시스템 확립을 언급하며 “5대 폭력 피해자에 대한 통합지원이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아래 촘촘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