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의 ‘전략적 구멍’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조사국(CRS) 연구진은 ‘글로벌 맥락에서 본 반도체 및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28나노 반도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의 대중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정된 반도체지원법은 보조금 수혜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28나노 미만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면 미 상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에 따르면 28나노 이상의 반도체 패키징 작업은 규제 대상인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반도체’ 목록에서 제외됐다. 중국 정부가 28나노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미중 간 접근법상의 차이가 미국 기술의 중국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빈틈이 된 것이다.
28나노 반도체는 5세대(5G) 기술, 전기차 전력 장치, 휴대폰, 사물인터넷(IoT) 등 상업용뿐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연구진은 “중국이 세계적으로 28나노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고 이를 이용해 기술 밸류체인을 더 선진적으로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지원 덕분에 중국이 이 부문에서 상당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첨단 반도체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최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과 관련한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기 위해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