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2억 들여 장교로 키웠는데…사관학교 출신 조기전역 심각

국힘 '육해공 5년차 전역자' 분석

병사와 월급 역전 우려 처우 문제에

10년간 450명 이상 장기복무 포기

복지 보장·전역 제한 등 검토 시급

9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9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의 사관학교 출신 장기 복무 임관 장교들의 조기 전역 문제가 심각하다. ‘5년 차 조기’ 전역자는 최근 10년간 45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관생도 1명을 양성하는 데 4년간 통상 2억 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되는데 이런 인재들의 조기 전역을 방치할 경우 혈세 낭비 및 군 인재난을 가속화할 수 있다.



9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최근 10년간 육해공군 사관학교 출신 임관 장교의 5년 차 전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관학교 출신 초급 장교 가운데 의무 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도 포기하며 조기에 군을 떠난 인원이 452명에 달했다.






5년 차 전역은 장기 복무가 확정된 초급 장교가 장기 복무를 포기할 경우 의무 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임관 5년 차에 조기 전역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5년 차 전역률이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 초급 장교 처우 문제가 거론된다. 정부의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따라 병장 월급(지원금 포함)은 2025년 205만 원까지 오른다. 하지만 초급 장교 1호봉 월급은 178만 원으로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따를 경우 2025년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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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육·해·공 사관학교·성일종 의원실자료: 육·해·공 사관학교·성일종 의원실


특해 해군사관학교에서의 5년 차 전역자 비율이 11.1%에 달해 타 군 사관학교보다 높았다. 이어서 육군사관학교 9.3%(198명), 공군사관학교 7.8%(116명) 순으로 집계됐다. 성 의원에 따르면 해군(대위·5호봉)과 해경(경감·5호봉) 함정 근무자가 받게 되는 한 달치 수당을 서로 비교하면 월 100만 원 이상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 의원은 “해군이 타 군에 비해 함정 근무 등 장기간 가정을 떠나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함정 근무자 수당은 해경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숙련된 해군 장교의 확보를 위해 함정 근무자들의 수당 현실화 등 해군 장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조기 전역 방지 대책으로 초급 장교의 정신교육 강화와 근무 및 복지 여건 보장으로 복무 의욕을 고취하고 5년 차 전역 제한 기준과 통제 범위를 강화해 우수 자원의 조기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임관하기 전 재학 중 자퇴하는 사관학교 생도들도 지난 5년간 300명을 넘어섰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각 군 사관학교 자진 퇴교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자퇴한 생도는 321명에 달했다.

자료: 육·해·공 사관학교자료: 육·해·공 사관학교


3월 28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3년 학군장교(ROTC) 임관식’ 모습. 연합뉴스3월 28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3년 학군장교(ROTC) 임관식’ 모습. 연합뉴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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