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으로 민간인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만 시신 260구가 무더기로 발견되는 등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음악 축제에선 수십 명의 민간인이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독일 여성이 나체로 트럭에 태운 뒤 행진하는 모습이 공개돼 전세계인에 충격을 안겼는데 이 여성의 어머니가 “도와달라”며 전세계인의 도움을 호소했다.
독일 출신 샤니 루크로 알려진 여성의 어머니 리카르다 루크는 9일(현지 시각) SNS를 통해 “이스라엘 남부에서 딸이 관광객 무리와 함께 납치됐다. 의식을 잃은 딸을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선명하게 담긴 영상을 받았다”며 “딸에 대한 소식을 알고 있다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샤니 루크는 지난 7일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루크의 납치 사실이 알려진 건 소셜미디어에 그가 의식 불명 상태로 트럭에 눕혀져 하마스 측의 조롱을 받는 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다. 당시 영상을 자세히 보면, 하마스는 루크를 트럭 뒤편에 태운 뒤 마치 전리품 자랑하듯 거리를 행진했다. 군중들은 트럭을 에워싼 뒤 환호하며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 한 남성은 루크를 향해 침을 뱉기까지 했다.
이에 BBC와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여러 주요 외신에서는 루크 사건을 보도했다. 루크 사촌은 WSJ에 “우리는 문신으로 그녀를 알아봤다”고 전했다.
현재 루크의 생존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CNN은 “현재 루크의 소재나 상태를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리카르다는 CNN에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이 마지막으로 본 딸의 모습”이라며 “누군가 가자지구에서 (딸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려고 시도했다는 것밖에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상에서 딸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보였지만, 그럼에도 아직 살아있기를 바란다. 그들이 딸을 두고 인질 협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외무부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잡아간 인질 중에 최소 1명 이상의 독일 국적자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독일국적과 동시에 이스라엘 국적을 보유한 이들이라고 외무부는 단서를 달았다.
실종된 루크와 그의 어머니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라벤스부르크 출신으로 이스라엘에 거주 중이다. 독일과 이스라엘 시민권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외국인 수십명도 죽거나 실종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최소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된 상태다.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등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
태국 외교부도 이번 사태로 인한 자국민 사망자가 12명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8명이 다쳤고 11명이 인질로 잡혀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