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한 서빙로봇 시장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반격을 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승하차 기능, 서빙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서비스 기능 등 첨단기술을 장착해 기존 중국산 제품들과 차별화를 노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스타트업 업계는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제품들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서빙로봇 중 중국산은 53.4%를 기록했다. 국산 제품에 비해 20~30%가량 저렴한 경쟁력을 앞세워 소상공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국내 스타트업계는 중국산에 내준 서빙로봇 시장 탈환을 위한 ‘전략 제품’을 최근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달 중 새 서빙로봇을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자율주행로봇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새 서빙로봇은 보다 유연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직구동 모터를 탑재했고 로봇 이용에 서툰 사용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2015년 설립 후 1년 만에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를 개발한 에브리봇은 올 8월 서빙로봇 신제품을 선보였다. 손쉬운 셀프 픽업과 자동 충전 기능으로 중국 제품과 차별화했다. 베어로보틱스가 올 3월 선보인 자율주행 서빙로봇 ‘서비 플러스’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로봇들 중 가장 많은 접시를 나를 수 있다. 음식점에 이어 호텔·리조트 등으로 사용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현재 대구에 683억 원을 들여 연구 및 제조 시설을 세우고 있다.
알티지는 100% 국내 기술로 서빙로봇 ‘써봇’을 제작한다. 이 제품은 서빙부터 주문·결제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와의 연동을 통해 빌딩 내 상하 이동도 가능해졌다. 사람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직접 배달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국내 중소 로봇 업계가 서빙 같은 가사 지원 분야를 넘어 국방·의료·물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서빙로봇 등 가사 지원에 쓰이는 비중은 26%에 불과하고 의료(17%), 국방(11%), 물류(9%) 등 수요처가 다양한 만큼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찬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부품을 싸게 조달하고 있어 시장에서 갈수록 존재감이 커지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라며 “국내 로봇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중국산으로 대체할 수 없는 특화 제품을 선보인다면 내수 시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