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진달래꽃

이정록


그럭저럭 사는 거지.

저 절벽 돌부처가

망치 소리를 다 쟁여두었다면



어찌 요리 곱게 웃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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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저냥 살다보면 저렇게

머리에 진달래꽃도 피겠지.





시루떡 향초 꽂아 어떤 소원을 빌어도 돌부처가 대꾸 않는 이유를 알겠네. 천 년 쟁쟁한 망치소리 이명에 천둥소리에도 끄떡 않는 비밀을 알겠네. 온화한 미소만 보았지, 아픔의 심연을 보지 못했네. 돌, 돌, 돌부처가 어떤 기도에도 응답하지 않아서 천 년 우러름 받는 이유를 알겠네. 그대 앞에 무릎 꿇은 연약한 타력을 결국 자력으로 일으켜 돌아가게 하는 뜻을 알겠네. 절벽에서 한 발 뗄까 말까 천 년째 망설이는 그대여. 저 홀로 붉다가 낙화한 꽃잎이 그 얼마였겠는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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