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당선된 스티브 스컬리스(사진) 원내대표가 12일(현지 시간) 후보직을 전격 사퇴해 초유의 하원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당내 의원총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지 하루 만에 사퇴한 것으로, 경쟁자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지지했던 극우파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갈등이 극심해진 탓이다.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의 축출로 불거진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공산이 커짐에 따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은 물론 예산안 처리까지 모든 이슈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은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이날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날 의총에서 간발의 차로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경쟁자인 조던 위원장을 지지했던 극우 강경파 의원들의 강한 반발로 정식 투표에서 과반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앞서 열린 공화당 내 회의에서도 스컬리스 원내대표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됐다. 조던 위원장을 지지했던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스컬리스도 전임자인 매카시처럼 15차례의 본회의 투표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투표를 안 할 거라면 다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대상으로 득표전을 벌였지만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가 하원 공화당 의원 221명 가운데 최소 12명이었다고 전했다. 하원의장에 선출되려면 적어도 217표를 받아야 하는데 공화당 의원 중 5명만 이탈해도 불가능하다.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하원의장 후보에서 물러남에 따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이스라엘 지원은 물론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