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대북 공중감시의 제한 요인인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효력 정지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지지 여론이 높지 않아 향후 국민들과의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9 합의 효력 정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의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북한에 도발할 명분을 줄 수 있는 효력을 정지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2.0%에 달했다. 반면 ‘북한이 이미 여러 차례 어겼으므로 대북 정찰을 위해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9.4%였다. ‘모름 및 응답 거절’ 비율은 8.6%였다.
연령별로는 10대에서 50대까지는 절반 이상이 효력을 정지해서는 안 된다는 경향을 지지했다. 반면 60대와 70대는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지역에서 효력을 정지해서는 안 된다는 대답이 높았다. 다만 북한과 맞닿은 접경 지역인 강원도는 60% 넘는 응답자가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응답을 지지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층만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고 중도층과 진보층은 효력을 정지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 역시 국민의힘 지지자만 효력 정지 응답이 높았고 나머지 정당 지지자는 효력 정지 반대가 많았다.
대통령 평가별 긍정층은 효력 정지를 더 선호하고 부정 측은 효력 정지를 반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어느 쪽도 아니라고 밝힌 중도 성향은 57.7%가 효력 정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가 먼저 효력 정지를 한다면 오히려 북한이 도발할 명분을 더 줄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성향이 아직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9·19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것으로 상호 군사적 적대 행위 금지 및 군사 분계선 일대 군사 연습 중지,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등의 조항이 우리 군의 대북 감시·정찰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왔다.
한편 이번 서울경제·한국갤럽 3차 정기 여론조사는 이달 12~13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0.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