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신·논술형 부담 커져…'학생부 세특' 더 힘써야

[2028 대입 개편안…대비 전략은]

최상위권 대학 노리는 자연계

심화수학 선택 지정 대비 필요

내신5등급제로 변별력 낮아져

학생부 정성평가 반영 더 늘듯

대학 자체고사 강화 가능성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발표에는 현 중학교 2학년이 치는 수능부터 선택과목 폐지안 등이 담겼다. 오승현 기자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발표에는 현 중학교 2학년이 치는 수능부터 선택과목 폐지안 등이 담겼다. 오승현 기자




선택과목 폐지, 내신 5등급제를 골자로 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이 발표되면서 대입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교육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융합형 인재 양성, 대입 공정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학생들의 학업량이 늘어나고 수능과 내신 변별력 약화로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번 시안 첫 적용 대상인 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대입 준비법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발표 내용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 전략을 세워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번 2028 대입 개편 시안에 담긴 내용 가운데 가장 눈 여겨 볼 대목 중 하나는 선택 과목 폐지다. 지금의 입시체제에서는 국어는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에 비해 유리하고, 수학은 ‘미적분’이 ‘기하’와 ‘확률과 통계’에 비해 유리하다. 동일한 원점수이지만 복잡한 산출과정을 통해 표준점수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택과목이 폐지됨으로써 선택에 따른 유·불리에 대한 논란은 사라지게 됐다.

2028학년도 수능에서 공통 과목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각 과목의 배점 비중도 3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대수(기존 수학I)’ ‘미적분I(기존 수학II)’은 배점 비중이 37점에서 33점으로 줄어들고 ‘확률과 통계’는 26점에서 33점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현 입시에서 대부분 문과 학생들이 선택했던 ‘확률과 통계’가 공통의 출제 과목이 된 만큼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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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별력 확보를 위해 과목 간의 난이도 조정도 있을 수 있다. 현 수능에서는 사회탐구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서 2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2028학년도 수능 시험에서는 모든 응시생이 통합사회1,2와 통합과학1,2를 동일하게 치르게 된다. 통합사회와 통합과목은 1학년 때 배우는 과목으로 기존의 탐구영역에 출제됐던 17개 과목에 비해서 비교적 쉬운 과목이기 때문에 변별력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나머지 상대평가 과목인 국어와 수학에서 난도 조정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화수학 과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교육 당국은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 영역을 선택 과목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화수학이 최종 확정된다면 최상위권 대학들은 자연계 학과 지원시 해당 과목을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깊이 있는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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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체제도 5등급제로 바뀐다. 내신 등급제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는 것은 2005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25년 고교 신입생을 기준으로 20년만이다.

현 교육과정에서 내신 시스템은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 진로선택과목은 3단계 절대평가다. 그러나 2028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현 중2가 고1이 되는 2025년부터 예체능 등을 제외한 전 과목에서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 제도가 도입된다.

5등급제 도입으로 인해 학생 간의 과도한 내신 경쟁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1등급 받는 학생이 상위 4%에서 10%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내신 변별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부에 적는 ‘세부 능력 특기사항(세특)’과 여러 비교과 활동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10%의 1등급, 24%의 2등급으로 동일한 점수대를 가진 학생들이 많이 나타날 수 밖에 없어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학교 생활에 충실히 참여하면서 학생부 세특 관리를 잘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모든 학기가 상대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교 교육이 보다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학생들의 내신 관리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고교 내신에서 논·서술형이 확대되는 것도 수험생들의 부담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선택과목 폐지, 사탐과탐 통합 시험, 논서술 확대 등으로 현 중 2학생들의 학업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변별력 약화로 대학들이 자체 시험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입시 전문가는 “이번 시안 발표 후 여러 대학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다들 내신·수능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실제 과거 입학처장을 맡았던 A 대학 교수는 “변별력이 낮아진 내신·수능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별고사를 강화한다거나 정시에서도 내신을 보는 대학이 많아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대학들이 대입 전 내놓는 전형 계획이 발표되면 구체적인 변화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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