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주기 혜성의 기원 카이퍼 벨트…이곳엔 뭐가 있을까[김정욱의 별별이야기](49)

■태양계 외곽 오르트 구름 안쪽에 위치한 작은 천체들 집단

■태양에서 30AU~50AU 거리…1km 내외 작은 천체는 적어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체 기술로 만든 위성발사용 로켓 누리호를 쏘아올리고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태양계의 가장 끝에 있는 행성 해왕성 바깥쪽에는 작은 천체들의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카이퍼 벨트(Kuiper Belt)’라고 불리는 곳이죠.

카이퍼 벨트가 태양계의 가장 끝은 아닙니다. 지난 기사에서 알아봤던 ‘오르트 구름’이 태양계외 가장 외곽이고 그 안쪽에 카이퍼 벨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해왕성 궤도 바깥 황도면 부근에 천체가 둥근 도넛 모양으로 밀집된 영역인 카이퍼 벨트에 있는 천체들은 주로 물과 얼음으로 구성된 작은 소행성들입니다.

카이퍼 벨트는 ‘단주기 혜성’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르트 구름과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천문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단주기 혜성이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가 200년 미만인 혜성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모든 혜성의 기원이 오르트 구름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단주기 혜성의 궤도 경사각이 0에 가깝다는 점에서 단주기 혜성의 기원은 원형인 오르트 구름이 아니라 원반형인 카이퍼 벨트일 것이라는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특히 1992년에 ‘1992QB1’이라는 소행성이 발견됐는데 이후 카이퍼 벨트에 수많은 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곳이 단주기 혜성의 기원임이 유력해졌습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1951년 미국의 천문학자 제라드 카이퍼가 처음으로 그 존재를 제기한 카이퍼 벨트는 지구와 너무 멀어 어떤 천체들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카이퍼 벨트는 태양으로부터 대략 30AU~50AU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1AU는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입니다.

이처럼 너무 멀다 보니 관측하기도 힘들었죠. 이에 천문학자들은 카이퍼 벨트에는 희미하고 작은 천체들이 어둠속에서 떠돌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곳에는 1km 안팎의 작은 천체는 의외로 적다는 사실이 근래 들어 밝혀졌습니다.

지난 2019년 3월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켈시 싱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는데요,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탐사선 ‘뉴호라이즌’호가 2015년 명왕성을 지나면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습니다.

싱어 박사 연구팀은 망원경으로 관측이 어려운 카이퍼 벨트의 작은 천체를 직접 세는 대신 명왕성과 그 위성 ‘카론’ 표면에 있는 충돌구를 통해 카이퍼 벨트 내 천체의 분포를 추론하는 간접적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뉴호라이즌이 명왕성과 카론을 지나며 찍은 이미지는 1.4㎞ 크기의 분화구까지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약 100m 크기의 천체가 충돌할 때 생기는 것입니다.

싱어 박사 연구팀이 이런 사진을 판독한 결과 2㎞ 이상의 천체가 충돌해 만든 13㎞ 이상의 충돌구는 이전에 예상되던 것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91m~1.6㎞(300피트~1마일) 크기 천체가 만든 작은 충돌구는 극도로 적었습니다.

그리고 연구팀은 명왕성과 카론의 충돌구가 카이퍼 벨트 천체의 분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해 1㎞ 안팎의 천체가 드물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는 목성과 화성, 지구 등에 충돌한 소행성 벨트의 천체와는 다소 다른 것입니다.

카이퍼 벨트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카이퍼 벨트는 오르트 구름처럼 베일에 가려진 게 많아 앞으로도 수십년은 연구해야 되는 영역입니다.

태양계를 둘러싼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 그 경계를 벗어나면 어떤 우주가 펼쳐져 있을지 오늘도 과학자들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먼 그곳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김정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