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수가 올 들어 6개월 만에 3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에도 비대면 거래가 편리한 데다 신뢰할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신규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005380)그룹이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빅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간한 ‘중고차 앱 시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중고차 앱 실사용자수(MAU)는 올 9월 기준 223만 5175명으로 3월(169만 1888명)에 비해 32.1% 늘었다. 팬데믹 이후에도 중고차 시장에서 온라인으로 팔고 사는 소비 패턴이 일상화됐다는 얘기다.
주요 앱별로 보면 엔카가 9월 기준 83만 69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헤이딜러가 62만 1368명으로 2위에 올라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중위권은 케이카(381970)(36만 174명), KB차차차(24만 6626명)가 형성했다. 1인당 평균 사용 시간도 엔카가 44.47분으로 가장 길었다. 헤이딜러는 지난달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각 앱의 이용 용도는 조금씩 달랐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중고차를 판매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플랫폼은 헤이딜러였고 구매할 때는 엔카가 제일 활발하게 쓰였다. 헤이딜러와 엔카는 각각 허위 매물 확인 기능과 연간 120만여 대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등록 규모가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용 패턴을 고려하면 충성 고객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차를 거래하는 이용자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앱 중 헤이딜러의 고객 이탈률은 70.2%에 달했다. 올 8월 헤이딜러를 통해 중고차를 판매한 이용자 중 70%가 9월에는 다시 앱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이달부터 대기업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기아(000270)는 인증 중고차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모바일 앱으로 중고차를 계약하면 오프라인 센터에서 출하하는 구조다. 200여 개 항목의 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판매한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도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시장에 참전하면서 중소 중고차 매매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플랫폼 업체에 종속돼가는 와중에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의 80% 이상 점유율을 책임지는 현대차그룹이 고품질의 중고차 매물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고차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신뢰도 회복에 총력을 다해 대기업과의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자동차매매공제조합을 설립하고 인증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기존에는 중고차를 구매하면 30일간 수리 보증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이용자가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보증 기간을 6개월에서 1년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