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민화 18

성선경


참 얼척없데이, 이 가을 당신과 같이 단풍 드는 일

당신이 끓여 준 김치찌개를 삼십 년이나 먹고 또 먹고



아직도 맛있다고 낄낄거리는 일, 참 얼척없데이

삼십 년을 함께 살고도 아직 한 이불

삼십 년을 함께 살고도 아직 한 밥상



삼십 년을 함께 살고도 아직 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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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당신과 함께 단풍 드는 일, 참 얼척없데이

삼십 년 전이나 똑같이 한 뚝배기의 된장찌개에

함께 숟가락을 담그는 일, 참 얼척없데이.





더러 김치찌개 싱겁고, 된장찌개 짜기도 했겠지요. 아직도 맛있다고 낄낄대시니 아내 손맛도 추어주고, 본인 입맛도 자랑하고, 부부 금실 제대로 보여주시는군요. 결혼 삼십 년 동안 각방 안 쓰고, 각상 안 차리고, 여적 한마음이라니 스스로 대견하여 ‘얼척없데이’ 연발하시는군요. 백년해로 약속해놓고, 겨우 삼십 년째 그러시니 얼척없군요. 오십 년째 함께 단풍드는 모습도 보고 싶군요. 꽃보다 단풍인 걸 꽃들이 알려나요.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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