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3인방 오늘 구속 기로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035720)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핵심 3인방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18일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사 과정 중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 대해서도 압수 수색이 이뤄진 만큼 이들 3인에 대한 구속 여부가 김 센터장의 기소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서울남부지검은 13일 배 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피의자들은 올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M엔터 주식에 대한 대량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시장법상 상 본인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되면 5영업일 이내에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 사건은 하이브가 공개 매수 기간인 2월 누군가가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엔터 지분을 대량 매집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월 28일과 3월 2~3일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3.28%, 1.63%씩 사들였다고 공시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결국 두 회사 간 SM엔터 인수대전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손을 들면서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다.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 경영진이 SM엔터 주가 시세 조종 의혹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사무실에 대해 강제 수사를 벌였다. 특히 8월에는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피의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피의자 변호인 측은 “하이브와 에스엠 경영권을 놓고 인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매수였으며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 면서 “영장 혐의 사실 관련해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은 시세 조종 혐의 등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영장 신청에서 제외된 김 센터장에 대해 3인방의 구속이 결정되면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추가로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자 모두를 한 번에 영장을 신청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면서 "위법요소가 확인된다면 법과 제도상 할 수 있는 최대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