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저임금 월 80만원’ 황당 단협…서울대병원이었다

고용부, 5월 공공기관 위법 단협조사서 적발

김상훈 의원, 이날 자료 분석 후 사업장 공개

단협대로 임금 지급도 없었지만, 단협 ‘의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의 파업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의 파업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법정 임금인 최저임금을 임의대로 월 80만원을 정한 황당한 단체협약(단협) 사업장이 서울대병원이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9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공공기관 위법 단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병원 직원 및 단기근로자(월 170시간 근무기준)의 최저임금을 월 80만원으로 제한한 단협(45조)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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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고용부가 5월 479개 공공기관의 단협을 확인하면서 공개됐던 사례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단협의 사업장명이 공개되지 않아 이목을 끌지 못했다.

고용부는 서울대병원 노사에 이 단협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 단협 조항은 최저임금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과 사업장에 동일하게 사용하는 법적 의무다. 서울대병원처럼 임의로 정할 수 없다. 80만원이란 금액도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올해 최저임금만하더라도 시급으로 9620원, 월급(209시간 기준) 201만580원이다. 고용부는 서울대병원이 이 단협대로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서울대병원 노사가 이런 황당한 단협을 체결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노사가 실수하거나 최저임금법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노사는 이 단협을 만든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단협은 노조와 사용자(사측)의 단체교섭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서로 유리한 단협이 체결되도록 노사의 협상이 치열하다. 이번처럼 임금 조항은 더욱 그렇다.

서울대병원의 노사 관계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노조는 임금 인상, 근로조건 개성, 의료공공성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11일부터 7일 간 파업을 했다. 파업 종료 후 올해 임금 및 단협이 타결되기까지 노사는 7월부터 총 54차례나 교섭을 이어왔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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