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현 경제상황을 두고 “계절로 보면 겨울인데 여름 환경을 가지고 과일이 열렸냐는 식의 비교는 맞지 않다”고 일각의 경제정책 비판에 선을 그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2%에 하향조정한 것과 관련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반론을 편 셈이다. 무엇보다 주요 선진국이 내년 1%대 성장에 그칠 때 한국은 2%대 성장 전망치가 제시됐다는 점에서 경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제성장률’이라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선진국 대부분의 국가들이 9~10%대로 물가가 상승하고 성장은 대개 1% 안팎”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IMF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올해와 내년 각각 1.4%와 2.2%로 정부(3.3%)물가 목표치를 하회하지만 주요 국가와 비교해 사정이 나은 편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부총리가가 “주요국 성장률 숫자를 보면 우리보다 잘나가는 국가는 없다”고 발언한 것도 정조준했다. 그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주요 선진국은 거의 없었다”며 “경제규모가 다른데 비교할 걸 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추 부총리는 경제환경이 겨울이라는 점을 언급 한 뒤 “지금도 코로나19 상황에 거의 준할 정도로 세계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그때 그때의 상호 비교를 해야한다”고 받아쳤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정부 전망도 재강조했다. ‘불황형 흑자’에 그친다는 강준현 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추 부총리는 “현재 상태로는 올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수출 증가율이) 벌써 10월 초순에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9월에 3.7% 물가가 나왔는데 이제는 특별한 충격이 없으면 그것보다는 조금씩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지금 이스라엘 변수가 생겼는데 세계 어느 국가도 이런 변수에 자유롭지 않고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예비타당성 운영에 중간(점검)과정을 두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예비타당성 기준을 완화하는 입법 논의를 언급하자 “1차로 관계부처에서 사업 타당성을 먼저 보고 예산을 제출하는 중간 과정을 두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당 조해진 의원이 재정준칙 필요성에 대해 묻자 “하루살이 정부라면 모르지만 국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취지에서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59조 원의 세수오차 발생에 대해 추 부총리는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다만 “세수 부족에도 민생안정·경제활력을 위한 지출은 차질 없이 할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