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병이 주문한 음료에 응원 메시지를 적어 건넨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채용 추천서를 받은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온라인에서는 “훈훈하다”는 반응도 있는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너무 과하다”, “이건 취업비리 및 권한남용 아닌가”, “그 동안 군인을 응원한 사람들은 많은데 형평성에 어긋난다”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채용 추천서에 대한 적절성을 지적하고 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군 병장을 응원한 카페 알바생을 찾았다”며 “얼마 전 학교를 졸업하고 게임회사 인턴을 준비하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박 장관은 군인을 응원해준 감사의 뜻으로 테블릿 PC를 선물하려 했지만 해당 알바생 A(25)씨는 이를 정중히 거절하며 국가유공자에게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박 장관은 “그 마음씨가 너무 아름다웠다”면서 “A씨가 준비 중인 게임회사 인턴 합격을 위해 직접 추천서를 써줬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박 장관의 추천서를 의미있게 평가하는 반면 상당수 네티즌들은 형평성과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군인에 대한 존중과 응원은 당연한 것인데 보훈부 장관이 나서 이렇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닌 것 같다”며 “휴가 나온 군인들 식당에서 마주쳐 밥값 내주고, 택시비 떨어진 군인에게 택시비 주고 했던 미담들도 많이 나왔는데 그렇다면 왜 그들에게는 이런 보상을 안 해주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같이 군인들을 응원하는 사례는 정말 많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모두 채용 추천서를 써줄 것인가?”라고 물은 뒤 “써줘도 문제고 안 써주면 형평성에 어긋나니 그것도 문제다”고 꼬집었다.
이런 의견 외에도 네티즌들은 “보훈부 장관은 A씨의 게임회사 업무 능력에 대한 평가는 해보고 채용 추천서를 써준 것인가? 너무 오버한다”, “보훈부 장관이 자신의 분야와 상관없이 게임회사 합격을 위한 채용 추천서는 과도한 거 아닌가. 이건 채용비리에 해당하고, 보훈부 장관 권한 남용이다”, “A씨의 행동은 귀감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런 일로 장관 채용 추천서를 받는다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는 취업준비생들의 허탈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고, “나도 얼마 전 휴가 나온 군인들 밥값 내줬는데 나는 승진 추천서 안 써주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취업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박 장관의 추천서는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 취업 컨설팅 전문가는 “채용 추천서라고 하면 취업을 원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열정 등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고 써주는 것인데 보훈부 장관의 이번 채용 추천서는 이런 검증이 없이 작성된 것 같다”며 “장관이라는 자리는 그 만큼 무게감이 있어 장관 추천서는 가벼운 게 아닌데 취업에 대한 검증 없이 선행하나로 추천서를 써준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